서울 한양도성 순성길 18km

서울 한양도성은 조선시대에 만든 성곽입니다. 한양도성을 한 바퀴 도는 순성길은 18km이고 서울 사대문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한양도성 순성길을 직접 걸어보고자 하는 여행자들이 많아졌는데요. 크게 4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걸어도 좋을 것입니다.

 

 

<서울 한양도성 안내도>

 

 

남산 구간(흥인지문~숭례문)

 

한양도성을 걷기 위해서 가장 접근하기 좋은 두 지점은 흥인지문과 숭례문입니다. 지하철 1호선을 타면 곧장 접근하기 좋은데요. 흥인지문은 지하철 4호선도 지나가므로 교통이 매우 편리한 곳입니다. 흔히 숭례문은 남대문이라 부르고 흥인지문은 동대문이라고도 하죠. 두 지점 사이에 남산이 위치하므로 도성의 원형이 잘 남아 있음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흥인지문에서 장충동까지는 도성이 훼손된 곳도 있는데요. 길을 잘 살펴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흥인지문을 출발하면 청계천을 건너는 오간수교가 있습니다.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에서 잠시 역사공부를 하고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를 지나 한양공업고등학교 앞을 지나면 광희문을 만나게 되죠. 한양도성의 4대문에는 흥인지문(동대문), 숭례문(남대문), 돈의문(서대문), 숙정문(북대문)이 있고 그 사이에 광희문, 소의문, 창의문, 혜화문 등의 4소문이 있는데요. 광희문은 흥인지문과 숭례문 사이에 있는 4소문 중의 하나입니다. 흥인지문에서 광희문까지 885m, 20분 거리이고 광희문에서 다시 장충체육관 앞까지 815m, 20분 거리가 됩니다. 장충체육관부터는 뚜렷한 성곽을 따라 남산까지 오르게 되고 목멱산 봉수대터, 남산 팔각정 국사당터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남산 N타워에서 내려가면 숭례문에 닿는데요. 이 거리가 4.6km입니다. 그래서 남산 구간의 전체거리는 6.2km가 되죠.

 

• 거리 : 6.2km
• 남산구간 : 흥인지문~광희문~장충체육관~남산~숭례문
• 스탬프 위치 : 4호선 동대문역 7번 출구 방향 정면 잔디밭 위 회색 가건물

 

<흥인지문과 성곽길>

 

인왕산 구간(숭례문~창의문)

 

숭례문과 창의문 사이에는 인왕산이 있습니다. 서대문이라고 부르는 돈의문 터를 지나게 되는데요. 유감스럽게도 돈의문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숭례문에서 돈의문터까지는 1.4km에 불과해서 도심거리를 걷게 되고 성곽도 유실된 상태라 길찾기가 가장 어려운 구간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성곽이 있었던 자리라는 흔적을 되살리기도 했지만 워낙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는 바람에 원형은 많이 파괴되었고 실제 길을 걷는 것도 우회해야 할 지경입니다.

 

숭례문을 출발하면 남지터를 지나 중앙일보 앞을 지나가게 됩니다. 이쯤 어딘가에 소의문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 터의 표석만 남아 있을 뿐이죠. 소의문을 지나면 길은 온전하지 않고 정동길을 걷게 됩니다. 정동교회, 정동극장을 지나면 경향신문사 앞에서 돈의문터를 만나게 되죠. 그리고 언덕길을 올라갑니다. 월암 근린공원을 지나게 되고 인왕산 초입에 닿습니다. 돈의문 터에서 이곳까지 다시 800m,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인왕산 정상구간입니다. 오름길이 힘들기는 해도 조망명소도 있고 계단길도 걷게 되는데요. 인왕산 정상에 닿으면 남산에서 그랬던 것처럼 한양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죠. 인왕산에서 잠시 휴식을 했다가 성곽을 따라 내려가면 창의문에 닿습니다.

 

• 거리 : 5.3km
• 인왕산 구간 : 숭례문~소의문터~돈의문터~인왕산~창의문
• 스탬프 위치 : 숭례문 초소 우측 5m 지점, 강북삼성병원 정문 보안실 오른쪽 외벽

 

<남산타워가 바로 옆에 보인다>

 

백악 구간(창의문~혜화문)

 

창의문과 혜화문 사이에는 백악산이 있습니다. 일명 청와대 뒷산이라고 부르죠. 서울의 북쪽에 있는 그나마 조금 험한 산이기에 사람의 접근이 어려웠고 청와대 뒷산이기에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죠. 그래서 성곽도 잘 보존되어 있는 구간입니다. 자연을 즐기기에 좋은 구간이기도 하고 한양도성과 서울의 도심을 잘 조망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거리상으로는 5km 남짓, 등산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네요. 

 

창의문에서는 신분증이 필요합니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는데요. 최근에 청와대가 용산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지금도 신분증이 필요한지는 알 수 없네요. 어쨌든 예전에는 신분증이 없어 돌아가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창의문을 출발하면 급경사의 오르막이 기다리고 정상에 오르면 백악산입니다. 북악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격을 낮추어 부른 이름입니다. 백악이라 불러야 온당합니다. 해발 342m의 백악산에서 1.21사태로 김신조 일당과 교전할 때 총탄에 맞아 흔적이 남아있는 소나무도 구경하고 성곽길을 따라가면 숙정문에 닿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자리에 있어야 할 4대문 중 하나가 어떻게 산속에 위치하는지 아이러니한 일인데요. 이곳을 지나면 말바위 안내소에 닿고 와룡공원을 지나 혜화문까지 논스톱으로 달립니다.

 

• 거리 : 5.2km
• 백악 구간 : 창의문~백악산~숙정문~말바위안내소~와룡공원~혜화문
• 스탬프 위치 : 말바위 안내소

 

<서울성곽 4대문 중의 하나인 숙정문>

 

낙산구간(혜화문~흥인지문)

 

사람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 있습니다. 어질고(仁) 의롭고(義) 예의 바르고(禮) 지혜롭고(智) 믿음직(信) 해야 합니다. 한서 동중서전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네요. "어질고 의롭고 예절 있고 지혜롭고 믿음 있음은 사람이 지닐 5가지 도리이니 임금 된 사람은 마땅히 정돈해 꾸며야 할 바이니라". 서울 한양도성 순성길의 4대문에는 이러한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숭례문의 예는 남을 공경하고 양보하는 마음, 돈의문의 의(義)는 불의를 부끄러워 하는 마음, 숙정문의 지(智)는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 흥인지문의 인(仁)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보신각의 신(申)은 믿음이 있고 성실한 마음인데요. 유교의 덕목인 인의예지를 따와 동서남북 4대문의 이름에 담았지요.

 

이제 혜화문에서 흥인지문으로 가는 낙산구간입니다. 거리도 비교적 짧고요. 해발 124m의 낙산도 그리 높지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지날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혜화문을 출발하면 도로를 건너 낙산 성곽에 진입을 합니다. 그리고 낙산에 올라 한양도성의 동쪽에서 서울을 조망합니다. 그리고 곧장 내려서면 흥인지문에 닿으니 거리는 불과 2.3km입니다. 

 

• 거리 : 2.3km
• 낙산구간 : 혜화문~낙산~흥인지문
• 스탬프 위치 : 이곳 구간에는 스탬프가 없음.

 

서울 한양도성 순성길 스탬프 투어

 

서울에 있는 한양도성 18km를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완주를 하면 완주기념 배지를 받을 수 있는데요. 흥인지문 관리소, 강북삼성병원 정문 보안실, 말바위 안내소, 숭례문 초소에서 수령이 가능합니다. 월요일은 쉬는 날이므로 참고하시고요. 정확하게 18.627km라고 하는 한양도성 순성길을 걸어본다는 것은 조선시대 한양을 이해하는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스탬프 투어를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