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 등산코스 - 역사를 공부하는 산행이었다!

문학산 등산코스는 대체로 가벼운 산행이 가능합니다. 해발 217m로 그리 높지 않고 진입로는 여러 곳에 있는데요. 하지만 정상에 서면 인천시내는 물론이고 서해바다까지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그래서 주민은 물론이고 많은 등산객이 찾는 곳이네요.

 

 

해발 217m 문학산

 

 

찾아가는 길

 

선학역에서 출발하기 : 인천지하철 1호선 선학역에서 시작하는 편이 교통의 편리함에서 가장 좋습니다. 3번 출구로 나가면 선학동 먹자골목이 나오고 문학산 입구와 연결됩니다. 자동차를 가지고 오더라도 지하철역 옆 별빛공원에 세우기 좋아요.

 

인천도호부청사에서 출발하기 :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인천도호부청사와 인천향교를 둘러보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곳 무료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우고 산신 우물 방면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인천지하철 1호선 문학경기장역이네요.

 

연수역에서 출발하기 : 수인분당선 연수역 3번 출구로 나가면 사모지공원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사모지고개를 들머리로 문학산 정상까지 이용할 수 있지요.

 

 

 

이름의 유래

 

문학산은 인천지역에서 손꼽히는 역사를 가진 산입니다. 그래서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는데요. 학이 많았기 때문에 학산, 옛 인천도호부 남쪽에 위치한다고 해서 남산으로도 불렸지요. 학산이나 남산은 그래도 글줄이나 읽는다는 양반들이 부른 이름이라면 일반 서민들은 배꼽산이라 했습니다. 산꼭대기에 봉수대가 있어서 마치 사람이 배꼽을 드러내 놓고 누워 있는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이라네요. 30년 전까지만 해도 인근 사람들은 배꼽산이라 불렀다 합니다.

 

 

문학산 역사

 

백제는 고구려 주몽의 후손이 세운 나라죠. 비류와 온조입니다. 그들은 고구려에 있다가 남쪽으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게 되는데요. 온조는 지금의 서울 한강유역에 자리를 잡고, 비류는 인천 문학산 주변에서 미추홀국을 세웁니다. 그러나 비류의 미추홀 국은 오래가지 못하고 온조의 백제국에 흡수되고 맙니다. 인천 바닷물이 짜서 살아가기 어려웠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기원전 18년의 이야기니까 하도 오래된 역사라 곧이 믿을 것은 못되지만요. 

 

인천 개항 100주년을 기념하던 1983년이 비류가 인천지역에 나라를 세운 지 꼭 2000년 되던 해였다고 하네요. 그렇게 오래된 역사가 인천 문학산에 남아 있습니다. 문학산에는 문학산성이 있었다고 하죠.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그것을 미추홀 고성 또는 남산성으로 부르고 있으며 성 안에는 비류정이라는 우물이 있었다고 전해옵니다. 이래저래 백제의 건국 역사와 관련이 있는 문학산임을 알 수 있네요.

 

 

문학산 오름길의 소나무

 

 

탐방기

 

저는 문학산을 두 번 올랐습니다. 인천시를 답사하면서 인천도호부청사를 둘러보고 정상으로 향한 것이 한 번이고, 그 다음은 서해랑길을 걸으면서 다시 한번입니다. 서해랑길은 최근에 코리아 둘레길의 하나로 조성된 도보여행길이죠. 10년의 시차를 두고 올랐기 때문에 많은 것이 변해 있었는데요. 

 

도호부청사에서 출발할 때는 산신우물을 지나 올랐더랬습니다. 돌멩이로 둘러싼 특이한 우물이었죠. 옛날에는 이 우물에서 치성을 드리면 태기가 없던 사람도 아기를 얻게 되므로 사람들은 산신 우물로 이름 지었다고 해요. 그리하여 정상 능선에 올라서니 조망은 시원하게 터졌는데요. 남쪽으로는 서해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문학경기장이 내려다보였지요.

 

문학산성에는 6.25전쟁 무렵까지만 해도 비류정, 봉수대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6.25 전쟁을 거치면서 그러한 흔적들은 사라지고 미군 군사시설이 들어섰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문학산은 오랜 세월 동안 군기지 역할을 하는 바람에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79년에 미군이 떠나고 한국 공군 미사일 부대가 이어받아 오늘날까지 유지되다가 최근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네요.

 

하산은 삼호현으로 합니다. 삼호현은 사모지고개로 부르는데 이곳에도 전설 같은 이야기가 남아 있군요. 문학산 등산코스는 어느 곳으로 잡아도 큰 무리는 없으나 아무래도 지하철역이 기준이 되겠네요. 내려가는 방향도 목적하는 바에 따라 다양할 것입니다.

 

 

안개가 많아 일출이 시원잖다

 

삼호현의 전설

 

삼호현은 백제 시대에 중국으로 가는 길목이었다고 합니다. 인천도호부청사에서 이 고개를 넘어 능허대로 갔다는 것인데요. 백제가 전성기를 이루던 근초고왕 때 바닷길은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1600년 전의 이야기가 되는데요. 백제 사신들이 중국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 이 고개를 넘었는데 사신들을 배웅하는 사람들과 이별을 나눈 곳이라는 겁니다. "잘 다녀오세요, 잘 다녀오세요, 무사히 잘 다녀오세요." 애타는 심정으로 가족들은 그렇게 세 번을 외쳤다고 해서 삼호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네요. 

 

 

삼호현으로 불린 사모지고개

 

 

문학산행을 마치고

 

오래된 역사의 흔적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해오는 이야기는 넉넉할 정도로 많습니다. 인천읍지에는 이곳에 미추홀 왕릉이 있었다고 전합니다. 봉분이 헐리고 망부석이 넘어져 방치된 채 흉한 모습으로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고 해요. 또 문학산성은 처음 토성이었는데 삼국시대 말에 이르러 석성으로 개축되었고 조선시대에는 중수와 보수를 거듭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는 부사 김민선이 산성을 수리하고 백성들과 함께 왜적으로부터 산성을 지켜냈다고 하네요. 이때 왜군은 문학산성을 탈환하기 위해서 동문 밖 일대에 왜성을 쌓고 대치하였지만 결국 문학산성을 함락시키는 데는 실패했지요. 산의 정상 북쪽에는 안관당이라는 이름의 사당이 있었는데 부사 김민선을 모셨다고 합니다. 그 제사는 200년 동안이나 이어졌고요.

 

문학산 산행은 역사를 공부하는 산행이었습니다. 그리 높지 않아서 가족산행지로도 좋은 곳인데요. 최근에는 문학산 오름길에 여러 시와 이야기를 전시하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문학산 정상에서 일몰이나 일출을 구경하는 계획도 좋을 듯합니다. 문학산 등산코스 숙지하시고 즐거운 산행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