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가볼만한 곳 백제왕성 풍납토성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는 백제시대의 토성터가 있습니다. 많이 훼손된 모습으로 남아 있지만 백제 초기의 토성으로 하남 위례성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송파구 가볼 만한 곳 백제 왕성 풍납토성을 소개합니다.

 

 

도심속의 풍납토성

 

 

풍납토성 요약정리

 

• 주소 : 서울 송파구 풍납동 73-1
• 전화 : 02-2147-2800
• 종목 : 사적 제11호
• 관람시간 : 연중무휴
• 관람료 : 없음

 

 

찾아가는 길

 

서울지하철 5호선 또는 8호선 천호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천호역은 풍납토성역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풍납1동 주민센터 방향 10번 출구로 나가면 되는데요. 천호역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해도 좋습니다. 시내버스 5번, 8번 등이 있습니다. 서울 전체적으로 보면 한강 남쪽에 위치하고 천호대교와 가깝습니다.

 

 

 

 

 

 

풍납동 유래

 

이곳의 오래전 지명은 경기도 광주군 구천면 풍납리였습니다. 서울에 편입되기 전 주소지요. 당시 사람들은 이곳을 '바람들이'라 불렀다 합니다. 한강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풍납동의 한자 이름은 바람 풍(風), 들일 납(納) 자로 바람을 들인다는 뜻인데요. 이것만 봐도 이곳의 바람이 얼마나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바람들이로 불렸던 풍납동에 길이가 10리쯤 되는 둑처럼 생긴 흙성이 있었지요. 사람들은 이를 바람드리 성이라고 했답니다.

 

 

발굴

 

바람드리성이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25년의 을축년 대홍수입니다. 청동 초구, 금귀걸이, 과대 금구, 유리옥 등이 드러났는데 일제강점기라 자세한 유적 발굴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후 1963년에 서울대학교 김원룡 교수팀이 풍납토성 안의 시굴조사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국가사적 제11호로 지정되었고요.

 

하지만 이때는 토성의 유적을 보존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보존되지 못한 유적지는 급격한 개발로 인하여 대규모의 인구밀집지역으로 바뀌게 됩니다. 1997년 1월에 풍납동 일대는 아파트 건설을 위한 터파기 공사가 진행됩니다. 이때 백제 토기 파편들이 무더기 출토됨으로써 다시 발굴조사가 이루어지죠. 경당지구 일대에서 엄청난 양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고 하네요.

 

 

풍납토성

 

한성백제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를 알 수 있는 책은 삼국사기가 있습니다. 고려 인종 때인 1145년에 편찬되었는데 우리나라 역사를 담은 소중한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백제 건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백제 시조인 온조왕은 고구려 주몽의 아들이고 한강유역에 자리를 잡고 나라를 세웠다는 것입니다. 

 

"온조는 한산(漢山)에 이르러 부아악에 올라 살 만한 땅을 살폈다. 동으로는 높은 산에 의지하고 남으로는 비옥한 벌판을 바라보고 있으며 서쪽은 큰 바다로 막혀 있었다. 북으로는 한수를 띠처럼 두르고 있어 하남 위례성에 도읍하였다. 열 명의 신하로 보좌토록 했으니 국호는 십제라 하였다. 기원전 18년이었다."

 

온조가 처음 나라를 세운 곳은 어디였을까요? 하남위례성에 도읍하였다고 했으니 그동안 후보지는 4곳이었습니다. 천안 직산의 위례산성, 하남시 춘궁리 이성산성, 서울 몽촌토성 그리고 풍납토성인데요. 삼국유사에서는 직산이라고 했고 다산 정약용은 하남시 춘궁리 일대일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그리고 1975년 한 학자가 백제 관련 학술회의에서 몽촌토성을 지목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1977년 풍납토성이 등장하면서 한성백제 왕궁으로 기울어지고 있네요.

 

 

 

풍납토성이 왕성인 이유

 

풍납동 토성이 왕성이었을 가능성은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는 경당지구에서 쏟아진 각종 토기와 기와, 전돌, 초석 등 유물만 500 상자 분량입니다. 이 정도의 양은 경주말고는 없다는 것이죠. 둘째는 10여 개의 말머리 뼈입니다. 왕이 제사를 드릴 때 제물로 바쳤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呂' 자 형태의 건물터는 신전이었을 가능성이 있고요. 셋째는 기와와 전돌입니다. 이런 유물들은 고대사회에서 궁궐이나 관청 외에는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네요.

 

풍납토성이 만들어진 연대는 기원전후로 봅니다. 성벽에서 나온 목재와 목탄 그리고 집터 등을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에 의해 검사한 결과입니다. 늦어도 서기 200년쯤에는 풍납토성이 완성되었다고 봅니다. 오늘날 풍납토성은 남북으로 길게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데요. 성벽의 길이는 동벽 1500m, 남벽 200m, 북벽 300m 정도이고 서벽은 1925년 대홍수 때 유실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벽의 전체 둘레길이는 3740m에 이르는데 지금은 2600m 정도만 남아 있네요. 성벽의 폭은 최소한 43m이고 높이는 9m까지 확인되었다 합니다. 내부는 흙을 층층이 다져가며 쌓아 올렸네요. 왕성으로서의 짐작은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여러 가지 사실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네요.

 

 

토성 옆의 산책로

 

한성백제역사

 

온조왕이 한강유역에 자리를 잡은 이후 2대 다루왕, 3대 기루왕, 4대 개루왕, 5대 초고왕, 6대 구수 왕, 7대 사반왕의 시대를 지나게 됩니다. 고대국가로 서서히 자리를 잡고 힘을 키워갔던 것이죠. 8대 고이왕(234~286) 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나라의 기틀을 잡게 됩니다. 6 좌평을 비롯한 16 관등제를 실시하여 중앙집권을 강화하였고 강력한 법으로 관리들의 질서를 잡아나갔기 때문입니다.

 

9대 책계왕, 10대 분서왕, 11대 계왕, 12대 비류왕에 이어서 13대 근초고왕(346~375) 때는 영토확장에 힘씁니다. 중국과 일본을 잇는 해상교역의 왕국으로 성장하고 평양성을 공격하여 고구려 고국원왕을 죽이기도 합니다. 이때부터 고구려와 본격적인 전쟁에 휘말리게 되죠. 

 

14대 근구수왕, 15대 침류왕, 16대 진사왕을 지나고, 17대 아신왕 때는 고구려 광개토왕의 공격으로 항복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권력다툼의 내부 갈등도 치열한 시기였죠. 18대 전지왕, 19대 구이신왕을 지나고 20대 비유왕 때는 고구려 장수왕이 공격해오자 신라와 동맹을 맺습니다. 전쟁의 후유증인지 일찍 죽었고 20대 개로왕은 장수왕의 공격으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러자 21대 문주왕은 지금의 충청도 공주인 웅진으로 도읍을 옮기게 됩니다. 이른바 한성백제시대 500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이때 고구려의 침략으로 한성백제는 산산이 파괴된 것으로 봅니다. 흔적도 없이 말이죠.

 

 

 

탐방기

 

풍납토성으로 찾아 들어가 보았습니다. 오늘날 풍납토성은 그야말로 송파구 가볼 만한 곳으로 관광지화 되어 있네요. 뭔가 남아 있을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죠. 찻길을 따라 외성이 복원되어 있고 사람들이 사는 주거지와 바로 붙어 있어서 문화유적에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요. 일제강점기를 벗어난 우리나라는 국가의 발전이 우선이었기에 문화유적의 발굴과 보존에 대한 생각은 약했던 것입니다. 한강 이남지역이 개발될 때 풍납토성을 보존할 만한 시간이 있었지만 마음이 여유롭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파트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고 건물터와 토성의 흔적만 약간 복원되어 있습니다. 경당지구와 풍납 백제문화공원이 이름으로 남아 찾는 이들을 위로하고 있네요.

 

그나마 위안인 것은 문화재청에서 이곳 주변의 땅이 매물로 나오면 사들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문화유적의 가치를 올바로 세우겠다는 뜻이겠죠. 시간은 걸릴지 몰라도 방향은 맞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 송파구 가볼만한 곳 백제왕성 풍납토성으로 손색이 없다 하겠습니다.

 

 

풍납토성 주변 백제유적

 

• 몽촌토성 : 풍납토성에서 700m 거리에 있습니다. 한때 하남 위례성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던 곳이죠. 지금은 올림픽공원으로 조성되어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있네요.
• 백제 초기 적석총 : 송파구 석촌동에 있는 한성백제 시기의 지배계급들의 무덤이 있는 곳입니다. 백제 초기 무덤의 특징인 돌무지무덤, 움무덤, 독무덤 등 다양한 형태의 무덤이 발견된 곳입니다.
• 방이동 고분군 : 송파구 방이동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있는 무덤입니다. 구릉의 경사진 부분을 파고 돌로 방을 만든 뒤 입구와 널길을 설치한 굴식 돌방무덤입니다. 8기 정도가 남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