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광덕산(1046m) 겨울 눈꽃 산행

포천 광덕산은 한북정맥의 줄기에 우뚝 솟아있는 명산입니다. 산의 모습이 웅장하고 덕스러운 기운이 있다고 하여 이름이 유래되었는데요. 봄이면 복수초 군락지가 반겨주고 겨울이면 눈꽃 산행으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광덕산 산행코스는 초보 산행객도 비교적 쉬워 추천합니다.

 

 

광덕산 정상

 

 

광덕산 가는 길

 

광덕산은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강원도 화천군, 철원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1시간 30분 정도는 잡아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인데요. 최근에는 구리-포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다가갈 수 있네요. 퇴계원에서 올라가는 47번 국도를 이용해도 교통이 많이 편리해졌습니다. 포천 이동면에서 화천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광덕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지요.

 

 

 

 

탐방기

 

금요일 저녁부터 수도권에는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쌓인 눈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평지에 이만큼 쌓여 있다면 높은 산에는 대단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산행은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일요일 아침에 광덕산으로 출발합니다. 초보산꾼이 눈 쌓인 등산로에서 길을 잃으면 난감하기 때문에 하루를 미룬 것입니다.

 

광덕고개까지 도로 제설이 잘되어 있었습니다. 고개 정상에 다다르자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길에 얼어붙어 있긴 했지만 위험할 정도는 아니었죠. 광덕고갯마루에 자동차를 세우려고 보니 쌓인 눈이 대단해서 빈 공간을 찾기 어려웠는데요. 등산로 입구에서 간신히 한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광덕고개

 

 

광덕산 산행코스는 자등현, 조경철천문대, 기상관측소를 지나 정상에 도착하고 한북정맥 능선을 따라 광덕고개까지 내려가는 방법을 택하기로 합니다. 능선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어 올라가는 길이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기상관측소까지는 거리상 4km이지만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고 제설도 잘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쉬운 방법을 택합니다.

 

폭설이 내린지 하루가 지났지만 산과 나뭇가지에 내린 눈은 그대로입니다. 다행히 주말기온은 영하 2도 정도에 머물고 있어서 춥지 않았는데요. 오전에는 바람이 없기 때문에 햇살만 내려오면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가 되리라 판단했지요. 아스팔트 도로를 올라가는 중에도 제설차량은 도로의 눈을 치우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도로

 

그래서 아무 부담 없이 자등현을 지나고 기상관측소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데요. 꼬박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4km 거리이기 때문에 예상했던 시간 그대로입니다. 기상관측소에서 정상까지 약 400m. 이곳 산길은 등산화가 푹푹 빠지는 수준입니다. 다행히 어제부터 다녀간 등산객 덕분에 러셀은 잘되어 있는 편이었네요.

 

겨울 눈꽃 산행이란 이런 것을 말합니다. 10여 분 뒤에 해발 1046m 광덕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먼저 도착한 등산객 두 분이 휴식을 하고 있어서 인사를 나눕니다. 조망은 환상적이네요. 정상에서는 그리 시원한 조망을 선사해주진 않지만 북쪽 들판은 잘 보입니다. 남쪽은 한북정맥 산줄기가 나무 사이로 드러나고 있네요.

 

 

기상관측소

 

조망지라고 하면 조경철 천문대로 올라오면서 만났던 상해봉이 압권입니다. 도로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 우뚝 솟아있는데요. 일부러 찾아가서 정상에 올라가서 보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한북정맥 산줄기가 또렷하게 바라보이고 남쪽으로는 국망봉,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원합니다. 처음 산행하는 분들은 놓치기 쉬운 곳인데 저는 일부러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포천 광덕산 정상에서 휴식을 하며 조망을 즐기다가 능선을 따라 광덕고개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능선길은 산행객들의 흔적이 있어 길 찾기는 문제가 없는데요. 광덕고개에서 정상까지 거리가 짧기 때문에 이쪽 코스를 선호하는 분들도 있지요. 저희와는 반대로 말이지요.

 

 

눈꽃

 

중간쯤 내려가니 조망지가 나옵니다. 백운산, 도마치봉,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스럽고 광덕고개와 도로까지 선명하게 바라보이는 명소입니다. 잠시 휴식을 즐긴 후에 다시 하산을 하면 광덕고개에 도착할 수 있는데요. 정상에서부터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내려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설이 잘 되어 있는 도로에서는 아이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눈길에서는 미끄러지지 않는 방도로 착용해야죠.

 

 

능선 조망지

 

 

돌아가는 길

 

광덕고개에 무사히 도착하여 산행을 끝냈습니다. 2시간 30분이 소요된 눈꽃 산행이었네요. 높은 산이라서 나뭇잎에 쌓인 눈은 그대로 얼어붙어 있어서 그야말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만끽한 것 같았습니다. 전체거리는 6km 정도. 등산로는 초보산행객에게도 좋은 곳입니다. 그래서 가족산행지로 추천하는 산이기도 하지요.

 

원점회귀가 가능한 곳이라서 가벼운 몸풀기 장소로 자주 찾는 산이기도 합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백운계곡에서 열리고 있는 포천 동장군 축제장에도 들러볼만 합니다. 계곡에서 다양한 체험행사가 있어서 찾는 관광객이 많은데요. 바로 옆의 산정호수에서는 썰매축제가 열리고 있지요. 수도권에서 접근하는 분들에게는 이러한 축제도 즐기고 산행도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