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초보 등산코스(과천향교~연주암~연주봉)

관악산 초보 등산코스는 과천향교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와 서울대학교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가 가장 무난합니다. 사당 능선은 너무 길고 힘들며 삼성산으로 종주산행도 가능하지만 초보 등산코스는 아니지요. 관악산 정상으로 즐거운 산행을 하고 왔습니다.

 

 

 

 

과천향교 찾아가기

 

관악산은 한강의 남쪽에 있는 서울 근교산입니다. 서울시 관악구와 경기도 안양시, 과천시의 경계에 우뚝 솟아 있는데요.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네요. 서울대학교 입구에 신림선이 개통되면서 그쪽은 더 붐비고 있지요. 하지만 과천향교에서 올라가는 등산코스는 조금 낫습니다.

 

과천향교를 찾아가는 방법은 지하철 4호선 과천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자가용으로 접근하는 분들은 아침에 부지런해야 과천향교 인근 골목길에 자동차를 세울 수 있는데요. 주차장에 협소해서 늦게 가면 자리가 없습니다. 과천향교 부근에는 일행을 기다리는 많은 등산객들이 등산 준비를 하고 있네요.

 

관악산 등산을 하기 위해서 과천향교를 찾은 이유는 정상까지 초보 등산코스로 무난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코스가 짧고요. 정상까지 길도 선명해서 부담이 없습니다. 원점회귀를 원하기 때문에 3~4시간이면 정상까지 갔다가 되돌아올 수 있지요.

 

 

등산로 입구 과천향교

 

 

연주암으로 오르기

 

과천향교에서 등산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케이블카가 있네요. '저걸 타면 순식간에 정상에 도착할 수 있겠구나. 비용은 얼마나 들까?' 생각했지만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케이블카는 아니네요. 잠깐 즐거운 상상을 해봤지만 역시 등산은 힘들게 올라야 제 맛인지도 모릅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등산로 입구에서 작은 시 한 편을 만납니다. 여산 김지명 님의 '관악산에 오시거든'이라는 시입니다. "즐거운 마음은 그대 집 기둥에 묶어 놓고/ 괴로운 마음 관악산에 두고 가오./ 슬픔은 산바람에 모두 날려 버리고/ 미워하는 마음이 있거든/ 흐르는 물에 띄워 보내주구려/ 행복은 조금도 새 나가지 않도록/ 장록 깊이 넣어두고/ 작은 불행이라 할지라도 미련 없이/ 큰 장군 바위 밑에 묻어두구려./ 마음이 어두울 때면 둥근달을 쳐다보오./ 가난이 그대 곁을 떠나지 않거든/ 밤하늘에 무수히 떠 있는 영롱한 보석처럼 아름다운/ 저 수많은 별들을 헤아려 보구려."

 

산행은 낭만이 있습니다. 오름길이 그리 심하지 않고 계곡을 오르는 길은 운치가 있습니다. 마음이 가볍네요. 시 한 편도 만나고 장승도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약수터도 나오는군요. 물은 충분히 생수로 준비했기 때문에 그냥 올라가기로 합니다. 서울 근교 산이라고 해도 수질을 믿을 수 없습니다.

 

 

관악산에 오시거든

 

 

연주암과 연주대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30분이 지났습니다. 계곡을 지나면서 오름길이 시작되고 호흡은 거칠어지기 시작했죠. 등산로가 초보 산행객에게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짧지만 오름길은 어쩔 수 없습니다. 쉬어 가면서 힘을 내었더니 연주암에 도착한 것입니다. 고즈넉한 산사에 이미 많은 등산객이 올라와 있군요.

 

연주암은 관악산 연주봉에 있는 사찰입니다. 통일신라시대 승려 의상이 창건했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관악사라 하였다가 이름이 바뀐 곳이네요. 충녕대군 그러니까 세종 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준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은 잠시 이곳에 머물게 되었는데 두 왕자의 심경을 기려 사람들이 이곳을 연주암이라 했다고 합니다.

 

관악산의 최고봉은 연주봉입니다. 이곳은 관악산이 바위산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절벽이 솟아 있는데요.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작은 암자가 있으니 연주대입니다. 의상이 의상대라 이름 붙이고 이곳에서 좌선을 했다고 전해오네요. 그 이름의 유래는 고려가 망할 즈음 고려충신들이 이곳에서 고려 개경을 바라보며 연모했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연주암

 

 

관악산 정상

 

관악산은 예로부터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으로 불렸습니다. 이름에 '악(岳)' 자가 붙은 것은 큰 산이라는 의미인데요. 곳곳에 암봉들이 즐비하고 깊은 골짜기를 가졌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가 되었네요. 개성 송악산을 가볼 수 없는 곳이지만 언젠가는 갈 날이 있겠지요.

 

연주암을 지나면 KBS 송신소가 있습니다. 서울시내까지 조망이 시원한 능선이 펼쳐지네요. 한양에서 관악산을 바라보면 불꽃이 타오르는 모양을 닮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불기운이 경복궁으로 옮겨 붙을까 걱정되어 광화문 앞에 불기운을 누르는 해태상을 세웠다고 하지요. 숭례문 앞에는 연못을 파고요. 한양의 풍수지리와 관계된 이야기니까 그럴 듯도 합니다.

 

관악산 정상에는 커다란 바위에 정상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등산객들은 돌아가며 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지요. 그리고는 바위에 앉아 조망을 즐깁니다. 힘들여서 등산을 왜 하느냐고 묻는다면 이것으로 대답이 될 것 같네요. 정상에서 앉아 내려다보는 이 맛! 시원하고 가슴이 뻥 뚫립니다. 내려가기 싫을 정도로.

 

 

능선길에서

 

 

내려가는 길

 

정상에서는 어디로 내려가야 할까요? 코스는 다양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서울대학교 정문 관악산역으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최근에 신림선이 개통되면서 지하철을 이용하기 수월해졌지요. 수영장 능선, 자운암 능선이 관악산역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깔딱고개에서 곧장 내려가도 되지요.

 

사당역으로 내려가는 코스도 있습니다. 이를 사당능선이라고 하는데요. 올라오는 등산코스가 힘들어서 그렇지 내려가는 길은 즐겁습니다. 이 코스도 등산객이 많이 이용하는데 코스가 길어서 초보 등산코스로는 추천하지 않는 곳이네요. 간식이라든가 물을 단단히 준비해야 합니다. 시원한 조망을 감상하며 내려갈 수 있습니다. 

 

관악산에서 삼성산 방향으로 능선 종주를 할 수도 있네요. 학바위 능선을 이용하면 삼성산에 닿을 수 있고 이곳에서 호압사 방향이나 삼막사 방향으로 하산 코스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두 산을 연결하기 때문에 거리가 제법 있지만 능선 산행의 즐거움이 있는 곳입니다. 관악산이 처음이 아니라면 시도해볼 수 있는 종주코스네요.

 

 

관악산 연주대

 

 

산행을 마치고

 

관악산은 코스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양한 산행이 가능한 곳입니다. 자신의 집에서 접근이 빠른 곳을 선택하겠지만요. 멀리서 오는 사람들은 교통편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과천향교 코스는 등산객이 북적거리지 않으면서 초보 등산코스로 매력적인 곳이지요. 원점회귀를 한다는 면에서도 그렇고요.

 

과천향교로 내려서면서 산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원점회귀를 한 셈이네요. 관악산 초보 등산코스로 강추하는 곳입니다. 지하철역도 가깝고 과천시의 또 다른 볼거리를 찾아서 휴식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긴 사당 능선을 이용해서 관악산의 진면목을 살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