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등산코스(동학사~남매탑~자연성릉~관음봉)

계룡산은 내장산, 월출산과 같은 바위산입니다. 그래서 암릉미가 빼어난 관음봉과 삼불봉을 포함하는 자연성릉이 백미인데요. 계룡산 등산코스는 동학사에서 시작하는 원점회귀 산행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그 코스를 따라 즐거운 산행을 시작합니다.

 

 

계룡산 안내도

 

 

계룡산은 행정구역상으로 공주시 반포면과 계룡시 두마면에 속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주 계룡산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계룡산의 정상인 천황봉(845m)은 출입금지구역이고 중계탑이 있네요. 그래서 사실상 관음봉(766m)과 삼불봉(777m)이 산행의 주봉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동학사를 비롯한 이 봉우리가 모두 공주시 영역에 포함되어 있지요.

 

등산의 시작은 동학사에서 합니다. 동학사를 기점으로 하는 원점회귀 산행코스를 예상하는데요. 천장골에서 큰배재와 남매탑으로 올라서면 삼불봉에 닿게 됩니다. 여기서 곧장 동학사로 하산 코스를 잡을 수도 있지만 자연성릉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성릉을 따라 관음봉으로 연결하고 은선폭포가 있는 동학사 계곡으로 내려서기로 합니다.

 

5시간 정도 되는 동학사 원점회귀 산행코스는 계룡산을 등산하는 많은 등산객들이 이용하지요. 계룡산 산행의 모법답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삼불봉에서 갑사로 넘어가는 분들도 있지만 자동차를 가지고 다니는 분들은 돌아오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애초에 계획을 동학사-갑사 코스로 잡은 분들이라면 가능한 일이지만요.

 

 

무풍교

 

동학사 상가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우고 남매탑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는 코스입니다. 동학사에 닿기 직전 삼불봉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동학사는 내려오는 길에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남쪽으로 뻗은 골짜기라 겨울에는 햇볕을 받으며 올라갈 수 있습니다. 1시간을 오르자 큰배재에 닿고 오뉘탑으로 진행합니다.

 

널찍한 쉼터가 있는 남매탑은 다른 말로 오뉘탑이라고도 하지요. 어느 겨울 한 스님이 홀로 수도를 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호랑이가 나타나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호랑이의 목에 뼈가 걸려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호랑이를 구해주었는데 며칠 후에 여자를 내려놓고 갔죠. 봄이 되자 스님은 여자를 고향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진행되면 싱거운데요. 여자의 부모는 목숨을 구해 주었으니 스님이 데리고 살기를 권하는 것입니다. 결국 두 사람은 남매의 의를 맺고 수도에 정진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깨달음에 도달했는데요. 사람들은 이를 기리기 위해서 석탑 2기를 쌓았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남매탑입니다.

 

 

석탑 2기

 

이제 본격적인 삼불봉 산행을 시작합니다. 세 부처가 보인다고 하여 삼불봉이네요. 삼불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주 근사합니다. 계룡산의 진면목을 내려다보는 곳입니다. 계룡산 산행의 즐거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네요. 삼불봉에서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자연성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등산객들 사이에는 이 코스가 가장 매력적이고 인기 있는 코스입니다.

 

성벽 같은 자연암릉 코스를 이어갑니다. 계룡산은 국립공원입니다. 지리산에 이어 두 번째로 1968년에 지정되었는데요. 설악산이나 한라산을 제쳐두고 먼저 국립공원에 지정되었다는 것은 전통적인 한국의 명산이라는 뜻이겠죠. 조선 초기에는 계룡산 아래에 도읍지를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으니까요. 풍수지리적으로 길지에 있다고 하겠네요.

 

 

조망

 

계룡산이라는 이름은 천황봉과 연천봉,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닭벼슬을 쓴 용의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유래합니다. 무학대사가 조선의 도읍지를 정하기 위해 이곳을 둘러보았다고 하지요. 그래서 금닭이 알을 품은 형국이라고 했다는데요. 이를 금계포란형이라 하지요. 또 있습니다. 용이 날아 하늘로 올라가는 형국이라고도 했습니다. 이것은 비룡승천형이라 합니다.

 

그러하니 계룡(鷄龍)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고 할 밖에요. 용이라는 이름을 포함하고 있으니 이성계도 혹 했을 겁니다. 용은 상서로운 동물로 모든 짐승의 대표라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왕과 같이 지극히 높은 자이고 귀인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성계는 이 산아래에 도읍지를 건설하다가 중단하게 됩니다. 그래도 한양이 더 나았던 모양이네요.

 

자연성릉을 걷는 등산코스는 기가 막힙니다. 자연성릉을 기가 센 산이라고 하더니 정말 기가 막히는 능선이네요. 설악산에는 공룡능선이 있다고 하지요. 그에 견주어서 부족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등산객들이 계룡산을 찾고 자연성릉을 산행코스로 잡는 이유는 바로 능선의 아름다움이자 조망에 있다 할 것입니다.

 

관음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철난간이 무섭습니다. 아찔한 바위지대인데요. 철난간이 없던 시절에는 이곳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철계단을 올라서자 푹 패인 동학사계곡이 시원스럽게 다가옵니다. 산행을 출발했던 동학사 주차장도 잘 보이네요. 관음봉은 사실상 계룡산 등산코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정상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해발 816m.

 

 

관음봉

 

1000m가 넘지 않는 비교적 낮은 산입니다. 주봉인 천황봉도 해발 845m이니 강원도 산골에 있는 산들에 비하면 높은 편은 아니지요. 그럼에도 1000m가 훨씬 넘는 산 같은 느낌을 줍니다. 금남정맥이 지나는 자연성릉. 정맥 산행을 하는 분들이 이 코스를 지나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관음봉은 등산객이 바글바글 하는 곳이네요. 모두들 정상을 향하여 힘을 빼고 올라왔을 테니 이곳에서 휴식은 꿀맛 같은 겁니다.

 

하산은 동학사 계곡입니다. 이곳에서 하산코스로 선택할 만한 여지는 별로 없네요. 문필봉과 연천봉을 경유하여 신원사 지역으로 내려설 수도 있지만 동학사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문필봉을 지나 갑사지역으로 내려가는 등산코스도 있는데요. 이 코스도 계룡산을 등산할 때 선택할 만한 좋은 코스라 하겠습니다. 자동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을 때 말이지요.

 

 

동학사 계곡

 

동학사까지 일사천리로 내려갑니다. 이 코스로 올라오는 분들도 많군요. 은선폭포에서 관음봉까지의 오름길은 장난이 아닌데요. 급경사의 오름길을 숨을 가쁘게 내쉬며 올라오는 등산객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힘내시라고. 도중에 만나는 은선폭포는 수량이 적지만 매력적입니다. 높이 46m, 폭은 10m로 비가 온 다음에는 웅장할 것 같습니다.

 

드디어 동학사에 닿았습니다. 신라시대 상원조사가 암자를 지었다는 것이 동학사의 출발이네요. 비구니 사찰이라 일반인들의 출입통제구역이 많고 문화유산은 극히 적습니다. 한 번 둘러보는 정도로 만족하고 내려가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계룡산 등산코스는 제대로 된 원점회귀로 끝냈습니다.

 

 

동학사

 

국립공원이라서 이정표는 잘되어 있고요. 길을 찾아가는 데는 어려움이 없지만 산세가 있기 때문에 지도 한 장쯤은 가지고 다니면서 갈림길 선택을 잘해야 할 것입니다. 겨울에 눈이 쌓이고 얼음이 얼었을 때 아이젠은 필수입니다. 바위가 많고 급경사 지역도 있으므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겠죠. 오늘의 전체 거리는 8km, 4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