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둘레길 따라 걸어보기(장안문~팔달문~서장대)

수원화성은 조선 정조 임금이 그의 아버지 묘를 수원으로 옮기면서 축조한 성입니다. 전체 둘레길이는 5.74km인데 실학자 정약용이 설계했다고 하네요. 오늘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네요. 그래서 수원화성 둘레길 따라 걸어보기로 합니다.

 

 

수원화성 성곽길을 따라 걷다

 

 

수원화성 요약정리

 

• 주소 :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 관람시간 : 상시(연중무휴, 개방형이며 야간 관람 가능)
• 관람료 : 무료
• 전화 : 031-290-3600

 

• 주차장 : 수원화성 내 화홍문, 장안동, 연무동, 남수동 공영주차장 있음
• 주차요금 : 최초 30분 400원, 초과 10분마다 200원, 일일 요금 3500원~4000원
• 50% 감면대상자 : 경차, 모범납세자, 저공해 차량, 자원봉사 마일리지, 장애인 4~6급
• 주차장 문의 : 031-695-0900(수원도시공사)

 

 

 

 

역사

 

수원화성은 성곽 건축의 꽃이라 부르죠. 조선 제22대 정조 임금이 아버지 장헌세자에 대한 효심으로 1796년 9월에 완공한 성입니다. 왜 수원이었을까요? 본래 수원의 행정청은 지금의 수원에서 남쪽으로 8km 떨어진 화성시 태안면 송산리의 화산 아래 있었지요.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이곳으로 이장했는데요. 화산 부근에 있던 읍치를 수원 팔달산 아래 지금의 위치로 옮기면서 수원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고자 했던 것입니다.

 

화성 계획을 주도한 사람은 정조이지만 축성의 총지휘는 번암 채제공이 맡았고 건축 설계는 정약용이었네요. 축성은 2년 6개월 만에 완공되었는데 동원된 사람만 1280명이었다고 합니다. 축성에 사용된 벽돌은 69만 5000장이었고요.

 

 

화성의 정문 장안문

 

 

탐방기

 

수원화성 둘레길은 정문인 장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문은 남쪽에 위치하지만 화성의 북문을 정문으로 삼은 이유는 정주가 수원에 행차했을 때 첫 번째로 만나는 문이기 때문입니다. 장안문은 이중으로 외성인 북옹성이 감싸고 있네요. 장안문에서 성곽에 올라 시계방향으로 돌아보기로 합니다.

 

성곽길은 수원의 전경까지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로 만들어져 있어요. 아름다운 건물들을 차례대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네요. 화성에는 4개의 성문이 있지요. 북쪽에 장안문이 있다면 남쪽에 팔달문, 동쪽에 창룡문, 서쪽에는 화서문 등입니다. 수원의 북쪽 광교산에서 흘러내려오는 수원천이 화성을 지나면서 북쪽과 남쪽에 수문을 만들었네요.

 

북쪽에 있는 수문을 화홍문이라고 하는데 '아름다운 무지개 문'이라는 뜻입니다. 화홍문 누각 아래에 무지개 모양의 7개 수문이 설치되어 있는데 물소리가 장쾌합니다. 이를 화홍관창이라 하여 수원의 8경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화홍문 옆에는 방화수류정이 있네요. 한국의 건축미와 정자문화를 자랑하는데 화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고 있지요.

 

 

화홍문 물길

 

화성에는 동서남북 네 곳에 각루를 세웠습니다. 이들 각루는 군사지휘소의 역할을 하는데요. 특히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은 팔달산의 군사 지휘소인 서장대가 외적에게 함락될 경우를 대비한 건물이라 합니다. 방화수류정에서 성곽을 따라가니 동장대가 나옵니다. 동장대 앞의 넓은 잔디밭은 연무대로군요.

 

조선시대 화성의 장용영외영 군사들이 무예도보통지에 나오는 24가지의 무예를 훈련하던 곳이죠. 이곳에서 말을 타고 검쓰기, 창 쓰기, 활쏘기, 격구 등의 다양한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장용영외영은 어떤 부대일까요? 1776년 정조가 왕위에 오르면서 숙위소라는 왕의 경호부대를 만듭니다. 이후 이 부대는 명칭을 바꾸어 장용영이라는 독립된 중앙 군영이 되죠.

 

 

방화수류정

 

서울에는 장용영내영을 두고 수원을 화성유수부로 승격시키면서 화성에 장용영외영을 두게 되는 것입니다. 장용영의 군사들은 모두 월급을 받고 훈련하는 최고의 군인들이었는데요. 화성에는 1만 3000명의 장용영 병사들이 주둔했다고 하네요. 화성의 동쪽 대문인 창룡문을 지나니 봉돈이 나옵니다. 봉돈은 외적이 쳐들어올 때 왕에게 전하는 통신수단이죠.

 

봉돈을 지나면 화성의 남문인 팔달문에 닿습니다. 이어지던 성곽길은 이곳에서 끊어지는데요. 팔달문 혼자 외롭게 서 있네요. 이제 와서 연결하려고 보니 만만치 않은가 봅니다. 팔달문을 지나면  팔달산으로 오르게 됩니다. 옛 이름은 탑 모양의 산이라 하여 탑산이라 불렸는데요. 산 전체가 매우 아름다워 지금은 팔달공원이 되었지요.

 

 

수원화성 성곽

 

 

팔달산

 

팔달산은 해발 128m입니다.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탁 트인 전망이 시원한 곳인데요. 팔달문에서 출발하면 건너편 성벽 방향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이곳은 미복원 서쪽 성벽 안내문도 있는데 가파른 길이네요. 가장 먼저 만나는 건물은 남치입니다. 성벽을 돌출시켜 쌓은 치성이죠. 성벽 가까이 접근하는 적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오르막이 끝나면 호젓한 숲길이 나옵니다. 그리고 다시 남포루를 지나고 서남암문에 도착하면서 오르막길은 끝나네요. 서남암문의 경우 화성의 5곳 암문 가운데 유일하게 문 위에 군사들이 머무는 포사가 세워져 있는 곳이죠. 서남암문은 팔달문에서 400m 거리이고 팔달산 정상 서장대까지 400m 거리에 위치합니다.

 

팔달산 정상에 닿습니다. 고려 공민왕 때의 학자인 이고가 은퇴 후 이곳에 살면서 "경치가 아름답고 사통팔달하여 마음과 눈이 가리는 게 없어 즐겁다."라고 했다지요. 조선 태조는 은거하던 이고에게 벼슬을 권했지만 내려오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화공을 시켜 탑산을 그리게 했는데 과연 사통팔달한 산이라 해서 팔달산이라 이름 지었다고 하는군요.

 

팔달산 정에는 군사지휘소인 서장대가 있습니다. 서장대의 아래층은 장수가 머물면서 군사 훈련을 지휘하고 위층은 주변을 감시하는 용도라 하네요. 1795년 정조는 군사 훈련이 끝난 후 '화성장대'라는 현판의 글씨를 직접 쓰고 기쁜 마음으로 시를 읊조렸다고 합니다. 서장대에서는 수원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매우 좋습니다.

 

 

팔달산 정상 서장대

 

둘레길을 마무리하며

 

팔달문에서 내려와 장안문에 닿음으로써 수원화성 둘레길 걷기는 끝납니다. 처음 들어보는 여러 가지 건축물들이 매우 독특했고요. 용도는 성을 지키는 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도록 역할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정약용 선생이 화성을 설계할 때 얼마나 꼼꼼하게 연구했는지 짐작하게 했는데요. 하지만 이곳 화성이 전쟁에 사용된 적은 없기 때문에 평화의 상징이 되고 있네요. 1963년에 사적으로 지정되고 199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문화유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수원화성의 구경은 화성 둘레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죠. 이제는 화성 내부로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화성행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고 수원의 대표맛집도 이곳에 많이 들어 있거든요. 장안문에서 수원화성으로 들어가는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하겠습니다.

 

 

내려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