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구룡포 맛집 까꾸네 모리국수

모리국수는 일종의 해물칼국수입니다. 포항 구룡포를 여행하다가 뜻밖의 별미로 만나게 되는 맛이지요. 허리 굽은 할머니는 평생을 모리국수로 음식을 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좁은 식당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양은 푸짐하다

 

 

요약정리

 

• 주소 :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호미로 239-13
• 영업시간 :  오전 10시 30분~오후 5시
• 전화 : 054-276-2298
• 메뉴 : 모리국수 2인 14000원(2인 이상 주문)
• 특징 : 식당이 좁아요. 그래서 평일에도 기다림. 하지만 특별한 맛!

 

 

 

 

이름의 유래

 

구룡포에서 만나는 별미 모리국수입니다. 국수라는 것은 알겠는데 모리는 무슨 뜻일까요? 어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설은 없습니다. 다만 일본어에서 왔을 것으로 추정하네요. 모리는 나무 빽빽할 삼(森) 자의 일본어 발음입니다. 원래는 숲을 의미하는 말인데 구룡포에서는 많다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생선이 넉넉하게 들어간 요리여서 모리라 했다는 것이지요. 생선 뿐이겠습니까. 아귀와 새우, 홍합에 콩나물도 들어가고 다진 마늘, 고춧가루를 넣어 아주 얼큰하게 우려내었습니다. 여기에 칼국수를 넣고 팔팔 끓이면 구룡포 모리국수가 탄생합니다. 처음에는 국물이 많지만 중불에 계속 끓이다 보면 끈적한 국수로 변하는데 먹을 때마다 맛의 느낌이 다릅니다. 들어가는 매운탕거리의 종류도 다르고 가게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맛의 차이도 난다는 것이지요.

 

또 다른 유래도 있습니다. 모리국수는 '모여라' 라는 뜻의 사투리 '모디'라는 말에서 이름이 나왔다는 것인데요. 한 사람씩 따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여럿이 모여 냄비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모여서 먹는 국수라는 것이죠. 그래서 모디 국수가 모리국수로 변했다는...

 

하나만 더! 음식이름을 묻는 사람에게 '나도 모린다'라고 말한 것이 입으로 전해지면서 모리국수가 되었다는 설입니다.

 

 

시 한 편

 

 

 

역사

 

모리국수는 언제부터 만든 것일까요? 처음부터 손님들에게 팔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커다란 세숫대야 같은 양은냄비에 구룡포 해안의 생선과 해산물, 그리고 양념들을 듬뿍 넣고 푹 끓여낸 생선국수였지요. 뱃사람들에게 추운 겨울에 바닷바람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뜨뜻한 국수 한 그릇이 최고였습니다. 

 

힘든 뱃일은 얼큰하고 화끈한 맛을 요구했는지도 모릅니다. 모리국수는 구룡포 어민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한 70년 역사를 자랑합니다. 결국 포항 구룡포의 토속음식이었던 셈이네요. 포항에는 과메기가 유명하고 전라도 흑산도에 가면 홍어가 유명하듯이 지역 주민들에게 모리국수는 구룡포의 토속음식이었던 셈입니다.

 

커다란 국수 냄비에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이 맛은 구경하던 사람들에게도 호기심을 자극하게 되었지요. 요즘은 배를 타는 사람들 대신 여행객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네요. 까꾸네 모리 식당을 운영하는 이옥순 할머니가 구룡포 읍내 해안도로에서 어느덧 56년을 음식으로 내고 있다 합니다.

 

 

까꾸네 모리국수

 

 

탐방기

 

해파랑길 포항구간을 걸으면서 구룡포를 처음 접했습니다. 길을 걷다가 무언가를 먹어야 하는데 폭풍 검색 끝에 찾아낸 것이 모리국수였지요. 사람들은 대부분 까꾸네 모리식당을 알고 계신 듯했는데요. 그만큼 역사가 있는 식당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샅샅이 뒤져도 찾지 못했어요. 골목골목을 뒤졌는데도 말이지요.

 

그러다 걷기가 끝나고 구룡포 문화유산을 답사하면서 다시 들렀네요. 식당의 위치는 그리 찾기 어려운 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골목길을 조금 들어가면 만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매우 협소한 곳이었죠. 골목에는 의자가 놓여 있는데 기다리는 방문객이 많다는 뜻인가 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갔을 때는 문 닫기 직전이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는데요.

 

허리 굽은 할머니가 주방일을 하고 있어서 보기에 안됐습니다. 2인분 이상을 주문해야 하고요. 익숙한 솜씨로 음식을 내왔습니다. 맛있는 식당이 원래 메뉴가 하나 뿐이래죠. 제가 음식 사진을 찍으니까 찍지 말라고 하시네요. 나중에 오신 손님들이 다른 사람 사진에 이게 있던데 하면서 따진다나요.

 

해산물이나 들어가는 생선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이런 오해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손님따라 큰 생선 넣어주고 작은 생선 넣어주는 일은 하지 않으실 테지만요. 넣다 보면 이렇게도 저렇게도 들어가는 것입니다. 가격대가 재미있습니다. 인원이 많을수록 저렴해진다는...

 

2인분 14000원

3인분 19000원

4인분 24000원

5인분 30000원

6인분 36000원

 

뱃사람들에게 음식을 내어주던 풍습이 있어서인지 맥주, 소주, 막걸리, 음료수를 곁들여 팔고 있네요. 예전에는 아귀를 주로 넣었는데 요즘은 명태로 바뀐 것 같습니다. 양도 많고 국물이 많아서 해장하기에 좋은데요. 밥 말아먹고 싶지만 밥은 따로 팔지를 않는군요. 하여튼 구룡포의 별미라는 생각입니다.

 

 

작은 그릇에 덜어 먹기

 

 

까꾸네 모리국수

 

평가는 어떨까요? 까꾸네 모리국수 말고도 구룡포에는 모리국수 식당이 여럿 있습니다. 그럼에도 까꾸네가 널리 알려진 모리국수 원조격이군요. 하긴 1966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고 하니 입소문만으로 널리 퍼졌을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당시 구룡포는 큼지막한 명태와 대구가 많이 잡혔다고 합니다. 흔한 데다 값도 싸고 해서 국수 국물의 재료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사람들은 양은냄비 하나에 푸짐하게 국수를 담아와서 직접 끓여가며 먹고 일터로 나갔다고 합니다. 그러한 역사를 지닌 까꾸네 모리국수입니다. 좁은 골목에 의자를 놓고 기다리면서도 사람들은 평가가 좋은데요. 맛에 대한 평가, 가성비에 대한 평가 그럼에도 불편한 사항은 말을 하지 않더군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라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찾아가는 기회가 된다면 모리국수 맛을 포항 구룡포 맛집으로 찾아보고 싶네요.

 

 

구룡포의 골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