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길 제3길 운양나룻길(운양역~통진성당)

경기옛길에서 가장 나중에 개통한 강화길은 모두 4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김포 옛길로도 불리는 강화길 제3길 운양 나룻길을 걸었는데요. 운양역에서 통진성당까지 전체 거리는 15km입니다. 김포의 옛 포구와 나루, 한강 물길을 추억하는 길이라 하네요.

 

 

제3길 운양나룻길

 

 

김포 골드라인 운양역 4번 출구에 제3길 운양 나룻길의 안내도가 있습니다. 요즘은 해가 많이 짧아져서 아침 7시가 되어도 어둑합니다. 그래서 출발시간을 오전 8시를 예상하고 찾았네요. 자동차를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운양동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 운양역 주변은 온통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주차할 만한 마땅한 곳이 없더라고요.

 

운양역 4번 출구앞에 나가니 오전 8시 10분입니다. 12월 10일은 절기상 대설도 지나고 본격적인 추위가 몰려올 때이지만 오늘은 다행히 아침 최저기온 영하 2도, 낮 최고기온 6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바람도 없고 선선한 아침이네요. 안내도를 보니 오늘 걷는 거리는 15km, 소요시간은 4시간 40분이며 난이도는 보통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오늘 걷는 길의 관심거리는 무엇일까요? 안내도에 이야기가 있습니다. "강화로는 한강 수로를 따라 많은 나루와 포구가 있었습니다. 한강수로는 조선에 있어서 한양으로 들어가는 물류 유통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던 길이었기 때문에 나루와 장시가 번성했습니다. 한강은 수심이 얕아서 평저선으로 미곡을 옮긴 후 마포까지 이동했기 때문에 삼남지역에서 올라오는 미곡은 김포의 수많은 나루터에 집결하였습니다. 김포의 나루는 사람과 물류, 문화가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안내도에 기록된 이야기에서는 김포의 옛 포구와 나루, 한강 물길을 추억하는 길이라 합니다. 하지만 오늘 걸어보니 그 옛 모습의 자취를 찾아본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냥 자유롭게 강을 오가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한강을 따라 걸어본다는데 더 의의를 가져야겠더군요. 김포한강 야생조류 생태공원과 하동천 생태공원에서 야생 조류의 모습이 매우 돋보이는 길이었지요.

 

도로를 건너 오늘 걷기를 시작합니다. 김포교육지원청과 하늘빛 중학교 앞을 지나자 ECO PARK가 나옵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네요. 이른바 김포한강 야생조류 생태공원입니다. 영상정보관 건물이 있는데 옥상으로 올라가 생태공원을 구경합니다. 야생조류를 관찰하기 좋은 장소인지라 잠시 쉬어 갑니다. 드넓은 생태공원 위로 철새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되는군요.

 

 

생태공원

 

운양동 한강 하구 변의 철새 도래지는 수도권 최대 규모라 합니다.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장소인 이곳에 기존의 습지를 그대로 보존하여 공원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습지 생태원, 낱알 들녘, 산책로, 생태놀이터, 전망대 등을 조성했는데 2016년에는 아시아 도시경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합니다. 2015년 천연기념물 큰기러기가 돌아왔고, 2017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3300여 마리만 남은 저어새가 관찰되기도 했다는군요. 이외에도 참매, 원앙, 쇠물닭, 민물가마우지, 민물도요 등의 위기종들도 생태공원으로 찾아오고 있다 합니다.

 

복잡한 도심속에 조성된 생태공원이라 더욱 가슴 벅찬 장소입니다. 이곳의 산책로를 따라 한강변으로 나갑니다. 한강의 철조망을 오른쪽에 두고 왼쪽은 생태공원을 바라보며 걷습니다. 맨발로 걷는 향토길도 나오고 이쁘게 생긴 의자에 앉아도 봅니다. 규화목도 나오고 생태공원의 끝 지점에 재두루미 쉼터가 있네요. 거대한 알은 두루미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태공원을 벗어나자 용화사가 바라보입니다. 한강 하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찰 용화사. 재미있는 이야기가 남아 있네요. 때는 조선, 정도명이라는 뱃사공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조공을 옮기는 일로 입에 풀칠을 하고 살았지요. 그는 이곳 운양산 앞에 배를 정박하고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요. 꿈속에서 부처가 나타나 조공을 실은 배 밑에 석불이 있으니 찾아서 절을 짓고 석불을 모시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처의 뜻을 받들어 이곳에 절을 짓고 미륵석불을 모셨다고 하네요.

 

용화사는 운양역에서 3.3km 지점에 있습니다. 천천히 걸었다면 1시간 거리입니다. 통진성당까지 남은 거리는 11.7km. 용화사를 둘러보았다면 좋았겠지만 마음이 바빠 그러지 못했습니다. 전류리 포구 방향으로 2차선 도로를 따라갑니다. 자동차 소음이 시끄럽게 다가오지만 어쩔 수 없네요. 운양 삼거리를 지나고 하동천 생태농원까지 이어갑니다. 모퉁이를 돌면 전류리 포구가 나오는데 하동천에서 방향을 바꿉니다. 옛 포구와 한강의 물길을 살펴보는 길이라고 했지만 아무것도 만나지 못하고 하천을 따르게 된 것입니다.

 

 

한강 변

 

이젠 하동천을 따라가는 길. 이곳은 퍽 낭만적인 길입니다. 우선 자동차의 소음이 없으니 살 것 같네요. 하동천은 1970년대 이전에 한강이었다고 해요. 본래 봉성산을 돌아서 내려가는 한강이 여러 갈래로 흘렀는데 1970년대 초반 농경지 확대를 위한 간척사업을 하면서 이곳이 농지로 변했다고 합니다. 한강의 새끼강인 하동천은 메우지 않고 2011년 생태공원으로 조성했고 현재는 농수로의 역할도 하고 있답니다. 봉성리 한강 생태 탐방길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쉼터에는 사랑에 빠진 개구리 이야기도 있고 다람쥐 통나무 길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곳이네요.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운 생태계의 보고. 이곳이 하동천 생태농원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자연적인 농법을 실행한 곳이고 생물의 다양성이 지켜져 온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가을부터 봄까지 다양한 철새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합니다.

 

 

하동천

 

하동천을 지나면 이젠 김포평야입니다. 지방하천 수참천을 지나면서 산이 없는 김포의 평야지대를 감상합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사회시간에 김포평야를 배웠는데 그래서 기억이 더욱 새로운 곳이네요. 산이 없어서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곳. 요즘은 아파트가 많이 보입니다. 김포는 농촌이 아니라 도시로 변해간다는 뜻일까요. 그러한 평야지대를 한참 동안 걸어갑니다. 혼자 걸었다면 무지하게 심심했겠네요.

 

 

김포의 들판

 

통진으로 들어서자 도심은 매우 활기를 띠는 곳임을 느끼게 합니다. 시골마을의 면소재지쯤으로 여겼는데 자동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가게들도 도로를 따라 쭉 이어져 있습니다. 매우 큰 도시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통진성당에 도착을 하는군요. 서울과 강화를 잇는 버스가 많이 다니는 버스정류장 앞에 오늘의 걷기 종점이 있습니다. 걷다보니 기온은 점점 올라 겨울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날씨는 포근해졌습니다.

 

 

통진성당

 

제3길 운양나룻길 요약정리

 

• 전체 거리 : 15km
• 걸린 시간 : 3시간
• 스탬프 위치 : 한강 야생조류생태공원 입구, 하동천 생태공원
• 난이도 : 너무 쉬운 길. 리본이나 이정표도 확실함.
• 출발지로 돌아가는 길 : 택시 이용(요금 10500원)
• 시내버스 : 강화 방향이나 서울 방향의 버스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