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옛길 경흥길 제1길 사패산길

경기옛길은 조선시대 실학자 신경준 선생이 쓴 역사지리서 도로고를 기반으로 만든 도보여행코스입니다. 6개의 코스 중에 하나인 경흥길은 한양에서 관북으로 가는 코스였죠. 오늘 경기옛길 경흥길 제1길 사패산길을 따라 8km를 걸었습니다.

 

제1길 사패산길

 

서울에서 경기도로 넘어오는 첫 관문 망월사역에서 오늘의 사패산길은 시작됩니다. 원래는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지점이 도봉산역에서 북쪽으로 2km 정도 떨어진 지점인데요. 도보여행의 편리를 위해 이곳을 시작점으로 삼은 것 같네요. 망월사역은 지하철 1호선이 지나가는 역이라 교통이 편리합니다.

 

망월사역 3번 출구에 경흥길 제1길 사패산길의 안내도가 있습니다. 전체 거리는 8km, 예상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 난이도는 보통으로 나와 있네요. 스탬프는 안내도 옆에 있습니다. 출발을 하면 큰 도로 따라 의정부역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산 둘레길을 찾아 사패산 방향으로 들어갑니다. 

 

 

신한대학교 정문을 지나간다

 

사패산은 도봉산과 함께 북한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는데요. 조선시대 선조 임금의 여섯째 딸인 정휘 옹주가 류정량에게 시집갈 때 선조가 하사한 산이라 하여 유래된 이름입니다. 한동안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 있었던 까닭에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자연이 잘 보호되어 있는 곳이죠. 신한대학교 앞을 지나갑니다.

 

1770년 여암 신경준은 도로고에서 조선의 간선대로를 6대로 로 분류하였지요. 경흥로는 그 두 번째에 해당합니다. 주요 코스를 살펴보면 한성-수유리점-누원(다락원)-축석령-송우점-만세교-김화-함흥-경흥-서수라입니다. 이 중에서 경기도 구간은 누원에서 포천 자일리까지이며 의정부시와 포천시를 지나게 됩니다.

 

 

북한산 둘레길 보루길

 

사패산 방향으로 들어가니 북한산 둘레길 다락원길과 보루길을 만납니다. 이제는 북한산 둘레길과 동행하게 되었네요. 의정부시청까지 이렇게 북한산 둘레길을 이용하여 오늘 걷기의 대부분을 걷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편리한 길이고 또 다른 면에서 보면 경흥길과 전혀 무관한 길이라는 생각도 들지요.

 

그렇다고 망월사역에서 의정부역까지 도심의 도로를 따라 이동하기에는 품위가 없었나 봅니다. 적어도 도보여행길이라면 운치 있고 아름다운 길이어야 했을 테니까. 길을 만든 사람들은 그것이 가장 고민이었을 듯합니다. 즐겁게 이동할 수 있는 길, 자연과 더불어 생각하며 행동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노력했겠지요.

 

 

사패산

 

그래서 찾아낸 것이 북한산 둘레길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회룡탐방지원센터를 지나고 북한산 둘레길과 동행하다 보면 의정부라는 거대한 도시를 잊게 되지요. 사패산 보루를 만나게 되고요. 우리는 이곳에서 또 하나의 역사와 마주치게 됩니다. 보루는 삼국시대 고구려가 남진하면서 만든 석축 성이라 합니다. 사패산 곳곳에 이러한 보루 유적이 남아 있네요.

 

능선을 지날 때는 의정부시가 내려다보이기도 합니다. 건너편에는 수락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와 있고요. 저 멀리 한북정맥 축석령도 보이네요. 앞으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방향입니다. 축석령을 넘어서면 포천시 땅이지요. 경흥길은 전체 8개의 구간으로 나누었는데 2개는 의정부시에 있고 나머지는 모두 포천시입니다.

 

 

전망

 

보루 전망대를 내려서고 회룡탐방지원센터 앞을 지나갑니다. 북한산 둘레길 이정표가 길안내를 잘해주네요. 회룡사 입구에서 태조 이성계의 흔적을 엿봅니다. 회룡사는 용이 돌아온 절이라는 의미인데 이때의 용은 이성계를 가리킨다고 하네요. 아들 태종이 보기 싫어 함흥으로 간 이성계는 함흥차사라는 유명한 이야기를 남기게 되는데요. 결국 무학의 방문으로 마음을 돌려 한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때 회룡사에서 며칠을 머물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임금이 궁으로 돌아갔기에 절의 이름을 '회룡'이라 했다고 합니다. 회룡사는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백일기도를 했던 곳이기도 한데요. 이때 모든 중생의 어려움을 구제해준다는 관세음보살을 보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옵니다. 그러한 회룡사는 오늘날 사패산 자락에서 수많은 중생들의 기도를 들어주는 사찰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의정부시청

 

 

북한산 둘레길에서 의정부시청으로 빠져나갑니다. 시청앞에는 의정부경전철 의정부시청 역이 있네요.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까지 직선으로 뻗은 대로를 따라갑니다. 번화한 도심을 통과하면 의정부역이 나오고 역사를 가로질러 반대쪽으로 가면 경기옛길 경흥길 제2길의 안내도가 있습니다. 오늘 걷기의 종점으로 삼아야 하는 곳이네요.

 

경기옛길 경흥길 제1길 사패산길의 예상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 걸어보니 2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은 아니네요. 북한산 둘레길과 동행함으로써 도심지에서 자연을 함께 한 길이었습니다. 첫출발이 상쾌하게 끝난 만큼 다음 코스도 기대가 됩니다. 경흥길의 전체 코스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제1길 사패산길 8km
• 제2길 천보산길 10km
• 제3길 축석고개길 8.5km
• 제4길 파발막길 11.2km
• 제5길 반월산성길 10.4km
• 제6길 만세교길 11.8km
• 제6-2길 독곡아트밸리길 10.2km
• 제7길 영평팔경길 18.2km
• 제8길 한탄강세계지질공원길 11.1km

 

 

경흥길 전 구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