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둘레길 김포 1코스(대명항~문수산성 입구)

경기둘레길은 경기도의 외곽을 한 바퀴 도는 도보여행길입니다. 전체 거리는 860km, 60개 코스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경기 둘레길 김포 1코스는 대명항에서 문수산성 입구까지 13.5km입니다. 강화해협을 따라 해안길을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김포 1코스 지도

 

김포 1코스의 시작점이 있는 대명항으로 갑니다. 대중교통은 김포골드라인 구래 역에서 일반 60-3번 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대명항 정류장에서 하차하고 김포 함상공원으로 걸어가면 되는데요. 저는 자가용으로 도착합니다. 대명항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어서 자동차를 세우기 좋습니다.

 

걷기가 시작되는 김포함상공원 옆 작은 공원에는 평화누리길, 경기 둘레길 안내도가 있습니다. 평화누리길은 경기 둘레길이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강원도 철원까지 완성되어 있는 도보여행코스입니다. 코스도 경기둘레길과 똑같은데요. 경기도 연천군 신탄리역까지 동행하게 되므로 리본과 이정표를 공유하면 됩니다.

 

 

1코스 시작점

 

입구에는 김포시 SNS캐릭터 포수와 포미 조형물도 있네요. 물방울 모양을 형상화 한 포수는 김포의 '포'와 물 '수' 자를 합성하여 만든 이름이라고 해요. 물과 운하의 도시 김포를 상징합니다. 쌀 모양을 형상화 한 포미는 김포의 '포'와 쌀 '미' 자를 합성하여 만든 이름으로 5000년 전통의 김포금쌀을 상징합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인데요.

 

 

김포시 조형물 포수와 포미

 

이를 뒤로 하고 철조망을 따라 출발합니다. 발걸음이 가볍습니다만 경기둘레길 860km를 모두 걸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볍지만은 않은 것 같네요. 일주일에 한 번씩 걷기를 나선다면 거의 1년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숲길도 만날 것이고 물길도 만나겠죠.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그 첫 발걸음은 무겁다가도 가벼워지는군요.

 

덕포진을 지나갑니다. 덕포진은 조선시대 수군이 주둔하던 진영이라 합니다. 서울로 통하는 바닷길의 전략요충지에 위치하여 병인양요, 신미양요 당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사적 제292로 지정된 곳으로 일부러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많은 모양입니다. 우리는 우연찮게 길을 걷다가 덕포진을 스쳐 지나가지만요.

 

 

철조망길

 

덕포진의 끝 지점에 손돌묘가 나옵니다. 덕포진 돈대가 위치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에서는 건너편 강화의 광성보, 용두돈대가 조망되는 곳입니다. 각각 해안 쪽으로 돌출된 지형인 덕포진 돈대와 용두돈대 사이의 해협은 뱃사공 손돌의 전설에서 유래하여 '손돌목'이라고도 불리는데요. 강화해협 중에서 가장 폭이 좁고 물살이 거센 곳이라 하죠.

 

그래서 손돌의 전설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왕이 손돌을 참수시킨 것을 후회하고 손돌의 충성심을 기리기 위하여 '묘지를 만들고 사당을 건립하여 제사를 지냈다.'라고 합니다. 몽골의 침입을 피해 강화로 피난하던 왕은 손돌의 배를 탔으나 험한 물길에서 자신을 죽이는 행동으로 오해하여 참수를 했던 것이죠. 그 손돌 묘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합니다.

 

 

손돌묘 앞

 

대명항에서 4.8km 거리의 손돌묘를 지나고 문수산성을 향해 계속 길을 갑니다. 왼쪽은 강화해협이지만 철조망이 만들어져 있는데요. 예전 평화누리길을 걸을 때는 내륙의 마을길을 관통하기도 하고 그랬지요. 하지만 지금은 오로지 철조망을 따라 이어지는 길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조망지를 지나면서 강화해협을 내려다보는 기회가 많아졌네요.

 

해안을 지키는 군인들이 보초를 서던 길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그러던 중에 덕포를 지나갑니다. 덕포는 염하 부래도 안쪽에 있던 포구라 합니다. 지덕이 좋아 선박과 사람이 모여든다는 의미의 이름이네요. 옛날 어업에 종사하는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주로 숭어가 많이 잡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포구의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네요.

 

 

염하

 

부래도 이야기도 남아 있습니다. 강화와 통진 사이를 흐르는 강화해협을 염하라고 불렀죠. 염하를 따라 한강물에 떠내려온 섬이 부래도입니다. 섬 안의 산에는 성터도 남아 있고 부락산, 부렴산, 부렴 섬 등이 부래도의 다른 이름인데요. 병인양요 때 양헌수 장군이 덕포진에서 염하를 건널 때 전초기지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부래도를 바라보면 걷다보니 쇄암리에 도착합니다. 커다란 나무도 있고 조망지에는 염하를 내려다보는 망원경까지 설치되어 있는데요. 잠시 쉬어가기 좋은 위치라 자리를 잡습니다. 겨울이면 강화해협의 찬바람이 사정없이 불어오는 곳. 하지만 저는 다행히 가을에 이곳을 지났습니다. 포스팅이 조금 늦어 이제야 소감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요.

 

 

경기둘레길 표지

 

오늘 걷기의 중간 지점에 전망대 쉼터가 나옵니다. 대명항에서 7km 지점입니다. 화장실도 있고 2층으로 된 전망대에서는 염하가 잘 바라보입니다. 도시락을 까먹어도 좋은 지점. 커피를 꺼내 한 잔 마시면서 휴식을 합니다. 방문객이 거의 없어서 우리만의 독무대입니다. 언제 출발할지 기약 없이 앉아 놀아도 누구 하나 간섭하지 않는 쉼터.

 

다시 길을 갑니다. 아이들이 만들어놓은 벽화를 구경하기도 하는데요. 이곳은 DMZ 생태보존을 염원하는 '철책 따라 흐르는 평화의 손길'입니다. 평화로운 해안이나 강변을 따라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며 철책은 우리나라의 불행한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소라죠. 한민족이 남북으로 갈라진 불행한 역사가 끝나기를 기원하며 벽화를 기획했다고 하네요.

 

 

철책 따라 흐르는 평화의 손길

 

원머루 나루에 도착합니다. 고양포라고도 부르는 이곳은 포구마을이었습니다. 강화도의 화도를 오가는 나루터였다고 하는데요. 옛날 일 년 중에 첫 출어하는 날에는 용왕제를 지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한 원모루 나루를 지나가는데 원모루는 '높은 언덕'을 의미한다고 해요. 조선시대 말까지 새우를 잡아 파는 작은 포구마을이었다고 합니다.

 

길은 점점 강화대교를 향하여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전봇대 위에서는 철새들만이 마음대로 날아다니고 있네요. 그렇게 해안로를 따라 이동하니 옛 강화대교를 지나갑니다. 신 강화대교가 개통하면서 지금은 관광용 걷는 다리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좁은 2차로의 다리지만 예전에는 강화도로 들어가는 유일한 다리였을 겁니다. 이곳에도 망원경이 설치된 조망지가 있네요.

 

 

구 강화대교

 

그리하여 도착한 곳은 오늘의 걷기 종점인 문수산성 앞입니다. 문수산성은 갑곶진과 더불어 강화해협을 지키던 요새였다고 합니다.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군과 일대 격전을 벌이기도 했던 장소라 하죠. 이곳에 경기둘레길 2코스 안내도가 서 있습니다. 사진 한 장 남기고 성동검문소로 나갑니다. 대명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택시를 이용해야 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낮시간이 되자 강화로 들어가는 도로는 자동차들로 가득찹니다. 대명항에서 서울 방향으로 나가는 도로는 한적한데요. 오후 시간이 되면 이곳도 어찌 될지 모를 지경입니다. 강화도가 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돌아나가는 일이 걱정스러울 정도입니다. 경기 둘레길 김포 1코스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요약정리

 

• 전체거리 : 13.5km
• 소요시간 : 3시간 30분
• 코스 : 대명항~덕포진~쇄암리~고양리 쉼터~문수산성 입구
• 난이도 : 하(해안로를 따라 걷기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