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여행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과 수마노탑

정암사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있는 사찰입니다. 백두대간 함백산에서 은대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계곡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수마노탑과 적멸보궁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사찰여행 정선 정암사를 향하여 출발합니다.

 

 

안내문

 

 

찾아가는 길

 

정선 정암사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합니다. 동해안이나 평창 등에서 접근이 가능하지만 중앙고속도로 제천IC에서 찾아가는 것이 그래도 조금 수월합니다. 영월을 지나 사북까지 고속도로 같은 38번 국도를 이용하면 되거든요. 민둥산을 찾아가는 등산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도로죠. 그래서 사북읍을 지나 고한읍에 닿으면 정암사가 가깝습니다.

 

 

 

 

요약정리

 

• 주소 :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10
• 관람시간 : 연중무휴
• 입장료 : 없음
• 전화 : 033-591-2469
• 문화유산 : 국보 제332호 정암사 수마노탑, 강원도 문화재자료 적멸보궁, 천연기념물 제73호 열목어 서식지

 

 

일주문

 

 

정암사와 자장

 

정암사는 신라의 고승 자장 율사가 선덕여왕 때인 636년에 창건한 사찰입니다. 천년사찰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자장의 신라의 진골귀족이었다고 합니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홀로 험한 곳에서 수행을 하였는데 나라에서 높은 벼슬을 내리며 그를 불렀지요.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왕이 다시 부르며 "만일 나오지 않으면 목을 베어 오라."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자장은 "내 차라리 하루동안 계를 지키다 죽을지언정 백 년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버티자 왕도 어쩔 수 없이 그의 출가를 허락하게 되었습니다.

 

자장은 당나라에 유학하였고 귀국한 후에는 분황사에 머물게 되지요. 나라에서는 그를 대국통으로 삼고 계율을 세우니 백성들이 불교를 받들었습니다. 자장은 경주를 떠나 강릉에서 수다사를 세우고 살았는데 어느 날 꿈에서 문수보살이 나타납니다. "태백산 갈반지에서 다시 만나세."라는 말을 남기고 말이죠. 그래서 태백산으로 들어가 갈반지를 찾게 됩니다.

 

그때 큰 나무아래 구렁이가 서려 있는 것을 보고 이곳에 절을 짓고 문수보살이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 떨어진 방포에 죽은 강아지를 칡 삼태기에 담은 늙은이가 찾아와서 자장을 만나러 왔다고 말합니다. 이에 시자는 늙은이를 쫓아냅니다. 그러자 늙은이는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아상이 있는 자가 어떻게 나를 볼 것이냐!"라며 빛을 발하며 홀연히 떠납니다. 이 놀라운 광경을 시자는 자장에게 전합니다. 자장은 아뿔싸 후회하며 몸을 떨어뜨려 죽었다고 합니다.

 

 

극락교

 

 

정암사 수마노탑

 

삼국유사의 내용은 정암사의 내력을 알려줍니다.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원래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곳인데 정암사는 적멸보궁 뒤 수마노탑에 봉안했다고 하죠. 그래서 양산의 통도사, 오대산 월정사, 영월 법흥사, 설악산 봉정암과 더불어 정선 정암사는 우리나라 5대 진신사리처가 됩니다. 정암사 적멸보궁에는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은 이유입니다.

 

수마노탑은 모전석탑 양식입니다. 모전석탑이란 돌을 벽돌모양으로 다듬어 쌓았다는 뜻인데요. 경주 분황사에 모전석탑이 있지요. 이러한 양식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 일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수마노탑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요? 자장이 문수보살로부터 받은 진신사리를 지니고 서해바다를 건너올 때 용왕이 자장에게 감화되어 마노석을 시주하였다고 하지요. 그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기 때문에 '서해에서 온 마노석'이라는 의미로 수마노탑이 되었다고 합니다.

 

 

정암사 가람

 

 

정암사 가람배치

 

정암사는 공간이 좁습니다. 은대봉과 함백산 사이의 계곡을 경계로 두 영역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극락교를 건너면 수마노탑 아래에 주불전인 적멸보궁이 있고 계곡의 왼쪽에는 육화정사, 관음전, 요사, 범종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관음전 뒤편에 삼성각과 자장각이 있어 이것이 정암사 전각의 전부입니다.

 

유홍준 선생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정암사의 절묘한 가람배치를 이렇게 말했지요. "정암사의 아름다움은 공간배치의 절묘함에 있다. 태백산 깊은 골에 사실 절집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 정암사는 가파른 산자락에 자리 잡았으면서도 절묘한 공간배치로 아늑하고 호쾌한 분위기를 두루 갖추었다. 이 시대 건축가들이 엄두도 못 낼 공간운영이다.~"

 

 

열목어 서식지

 

 

탐방기

 

정선 정암사는 사찰여행으로 아주 적합한 곳입니다. 태백이나 정선을 여행할 때면 꼭 들를 만한 곳인데요. 천년사찰이기도 하고 작은 사찰안에 우리나라의 보물인 국보 수마노탑도 있으니 자랑스러운 장소라 하겠네요. 석탄으로 물조차 검댕이가 되었다는 고한 사북 땅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사찰. 주위는 은대봉이나 함백산인데 왜 일주문은 태백산 정암사라고 했을까요?

 

아마도 백두대간의 산줄기에 자리하기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정암사의 뒤편은 은대봉과 함백산이지만 이것이 모두 태백산 줄기에 속하기에 말이지요. 사찰여행으로 정선 정암사에 들르면 높이 9m에 이르는 칠층모전석탑이자 부처님의 사리를 모셨다는 수마노탑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나라와 백성이 복되게 살기를 염원하는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졌을 이 탑을 구경하는 것은 복 받을 일이지요. 소원도 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