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등산코스(국사봉~이수봉~매봉)

청계산은 서울 서초구와 경기도 성남시 과천시 의왕시에 걸쳐 있습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는 산이지요. 해발 618m로 산에 얽힌 충절 이야기는 오랜 세월 전해 내려 옵니다. 청계산 등산코스 국사봉과 이수봉, 매봉을 둘러봅니다.

소개

청계산은 민족의 영산이라 불립니다. 산의 곳곳에 상서로움과 정기가 배어 있기 때문인데요. 이름은 청계산이지만 어느 것이 진짜 정상인지 모를 정도로 큰 봉우리가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정상인 망경대(618m)를 가운데에 두고 남쪽에는 이수봉(545m)과 국사봉(540m)이 있고, 서쪽에는 응봉(과천 매봉, 368m)이 있지요. 뿐만 아니라 동쪽에는 인능산(326m) 능선이 자리하고 있네요.

그래서 청계산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산입니다.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동쪽에서 보면 순한 모습의 토산이고 과천쪽에서 보면 우뚝 솟은 망경봉과 석기봉의 바위 봉우리가 훤칠합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산세가 부드럽고 숲이 울창한 데다 운치 있는 소나무가 많아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름의 유래

조선시대의 신증동국여지승람 광주목 산천조에는 청계산이라 되어 있고 청룡산이라고도 했습니다. 흔히 풍수지리에서 좌청룡 우백호를 이야기하는데 과천에서는 오른쪽의 관악산을 백호산이라 하고 왼쪽의 청계산을 청룡산이라 불렀기 때문이죠. 하지만 택리지, 산경표, 대동여지도에는 맑을 청(淸)이 아니라 푸를 청(靑)을 쓴 청계산이라 했네요. 옛날 청룡이 이 산의 허리를 뚫고 나와 하늘로 올라갔으므로 청룡산이라 했다는 유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청제산, 청청산, 청한산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하니 매우 다양한 이름을 가진 산입니다.

과천 막계동은 맑은 개울이 있다고 해서 막개가 되었고 그것이 한자로 청계가 되었다고 하니 아무래도 이 산은 맑은 물과 계곡이 사람들에게 널리 전해진 듯 합니다.

청계산 탐방기

청계산을 오르는 길은 많지만 하오고개에서 출발하기로 합니다. 운중동을 기점으로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운중동에서 도로를 따라 2km 들어가면 하오고개에 닿게 됩니다. 운중동까지 찾아가는 방법은 뭘까요? 시내버스 중에서 운중동으로 가는 것을 타면 됩니다. 220번, 303번, 340번, 350번, 5번 등이 운중동 기점이죠. 모란역에서 103번이 하오고개까지 가깝게 운행을 하지요.

하오고개에서 국사봉까지는 50분 거리. 고려의 충신 조윤이 고려가 망하자 이곳 청계산에 은거하며 나라를 걱정했다는 봉우리입니다. 조윤은 조선 태조 이성계와 친구사이였다고 하는데요. 이성계가 같이 일을 도모하자고 회유했지만 이를 뿌리치고 이 산속으로 숨어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조윤의 형 조준은 이성계와 더불어 조선을 건국하는데 적극 가담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공신 반열에 올랐는데 3대 임금인 태종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면서 하륜과 더불어 동해로 귀양가게 되죠. 그래서 하륜과 조준의 성을 따서 만든 것이 하조대라 하네요.

국사봉에서 30분 걸려 이수봉에 닿습니다. 능선길이라 힘든 줄 모르고 쉽게 올랐네요. 이수봉은 연산군 때 성리학의 대가인 정여창 선생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이 산으로 피신해 두 번이나 목숨을 건졌다고 해서 이수봉이 되었다는 유래가 있네요. 하지만 결국은 무오사화로 사약을 받고 죽었지요. 해발 545m의 이수봉 높이가 너무 낮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으면 화를 면했을 수도...

이수봉을 지나자 망경대가 눈앞입니다. 조견선생의 이름이 보이네요. 고려말 영남 안렴사로 있을 때 고려가 망하자 지리산으로 들어가 이름을 견으로 고치고 자는 종견이라 했다고 해요. 조선 개국초에 이성계가 그의 재능을 아껴 높은 벼슬을 내렸지만 사양하고 청계산으로 은거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봉인 망경대에 자주 올라 송도를 바라보며 슬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네요. 송도를 바라보며 슬퍼한 봉우리로 사람들은 망경대라 했다는 것입니다.

망경대를 지나면 혈읍재입니다. 이곳에는 누가 연루되어 있는 것일까요? 안내문을 읽어보니 "조선조 영남 사림의 거두 정여창이 성리학적 이상 국가의 실현이 좌절되자 이 고개를 넘으면서 통분해서 울었는데 그 피 울음 소리가 산 멀리까지 들렸다 하여 후학인 정구가 혈읍재라 명명하였다." 정여창 선생이 은거했던 곳은 망경대 아래 석기봉이라고 하는군요.

오늘날 청계산 정상으로 이용되는 곳은 매봉입니다. 해발 582.5m. 매봉에서 100m 거리에 매바위가 있는데 조망이 아주 근사한 곳이네요. 청계능선을 꾸준히 달려와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은 정말 가관입니다. 이곳을 향하여 올라오는 등산객들도 정말 많고요. 먼저 올라온 사람들은 휴식을 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청계산의 정상이라는 느낌이 팍 다가오는 곳. 잠시 휴식을 하고 내려가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