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절기 상강 뜻 풍습 알아보아요

가을 절기 상강은 서리가 내린다는 뜻입니다. 낮의 날씨는 쾌청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져서 기온이 뚝 떨어지기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때는 단풍이 절정을 이루기도 하는데요. 우리의 상강 절기 뜻과 풍습 등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만산홍엽 단풍

 

 

상강 뜻

 

상강(霜降)을 한자 뜻 그대로 풀이해보면 서리 상(霜), 내릴 강(降)입니다. 즉 서리가 내리는 시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양력으로 10월 23일경에 해당되고요.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와 더불어 가을 절기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가을 절기의 마지막에 해당하여 쌀쌀해지는 날씨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라 보면 되겠네요.

 

 

이슬과 서리

 

찬이슬이 맺힌다는 절기는 한로였죠. 양력으로 10월 8일경입니다. 한로 다음 절기가 상강인데요. 이슬과 서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슬은 공기 중에 떠다니던 수증기가 응결하여 맺히는 작은 물방울을 말합니다. 맑고 바람이 없는 날 밤에 지표 부근의 물체들은 빠르게 냉각되기 때문에 공기 중의 수증기는 작은 물방울로 변하는 것인데요. 그런데 서리는 수증기가 물체의 표면에 얼어붙은 것을 말합니다. '지난밤에 서리가 내렸다'라고 하는 말은 작은 물방울로 변한 것이 아니라 눈이 내린 것처럼 얼어붙었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이슬과 서리는 기온 차이에 의해 생긴 것인데 서리가 기온이 더 내려갔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낙엽

 

 

상강 풍습

 

우리 조상들은 상강 절기가 가까워지면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조 이삭에 서리가 내리면 더 안여문다고 여겼고, 바다고기에도 알이 박힌다고 했습니다. 알이 박힌다는 것은 맛이 없어진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농작물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맘때가 되면 호박, 감, 밤, 조, 수수, 고추, 깻잎 등 수확할 작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서리를 맞아도 괜찮은 작물이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고추나 깨 등은 서리를 맞으면 안 되므로 서둘러 수확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맘 때는 가을 추수라는 즐거움이 있지만 농촌은 눈코뜰새가 없었는데요. 요즘은 도구가 발달해서 추수의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농촌에는 나이 많은 노인들이 농사를 짓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추수 때는 느긋하게 뒷짐 지고 콤바인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콤바인이 지나가면서 벼 베기는 물론이고 타작까지 해서 낟알을 가마니에 담아줍니다. 볏단은 하얀 천으로 둘둘 말아서 논에 뒹굽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옛날 가을 추수 때의 풍습이 많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온 가족이 모여 벼베기를 하고 묶고 탈곡기에 올려 낟알을 털었습니다. 무지하게 힘들고 일 또한 많았지요. 벼베기는 추억으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벼 수확이 끝나면 남부지방에서는 보리파종을 했는데요. 요즘은 보리의 소비가 거의 없다보니 보리농사를 짓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따라서 벼와 보리를 번갈아 심는 이모작을 하는 경우도 없죠. 겨울에는 논을 그냥 놀려두는 경우가 많아졌는데요. 이모작을 하는 지방에서는 상강을 기준으로 했지요. 그러므로 상강은 농사짓는 시기를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절기였습니다. 또 이때는 국화가 피기 때문에 국화주, 국화전, 화채 등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황금빛 들판

 

 

상강 날씨

 

권문해의 '초간선생문집'에는 상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는 가운데 점점 산 모양이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 처음 놀란 기러기가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단풍이 절정이며 국화가 활짝 피는 늦가을 상강쯤의 날씨는 그랬습니다. 이슬보다는 서리가 내리는 시기. 쌀쌀해지는 날씨에 벌레들은 모두 땅속으로 들어가기 바쁜 때입니다. 단풍은 머잖아 땅으로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을 날도 머지않았지요. 상강 날씨는 아침저녁으론 손이 시려 장갑 생각이 날 정도입니다. 마음속으로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