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철길공원 경의선 숲길 걸어보기

서울 철길공원으로 경의선 숲길이 있습니다. 예전에 사용하던 철길의 일부 구간을 시민들의 산책로로 조성한 곳입니다. 전체 길이는 6.3km이고 서울 마포구에서 용산구까지 이어집니다. 서울 철길공원 경의선 숲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경의선 숲길

 

 

찾아가는 길

 

경의선 숲길은 마포구 가좌역에서 용산구 문화체육센터까지입니다. 용산문화체육센터 - 효창공원역 - 공덕역 -  서강대역 - 홍대입구역 - 가좌역을 지나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 들어가도 상관이 없습니다. 지하철 6호선을 이용하면 접근하기 편할 것입니다. 출발지인 용산구 문화체육센터로 찾아가는 방법은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6번 출구에서 나갑니다. 그리고 효창공원앞역 방향으로 걸어가면 입구를 만날 수 있네요.

 

 

 

조성 경위

 

경의선 숲길에서 경의선은 서울 용산에서 신의주까지 연결하는 철도노선이었죠. 일제강점기 이전 1906년 4월 3일에 개통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 철도노선은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은 서울에서 신의주를 지나 만주까지 이어져 많이 이용되었죠. 어느덧 120년이 다 되어가는 기찻길이지만 남북이 분단되면서 지금은 경기도 파주까지만 운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서울 도심구간은 지하철로 바뀌어 지상구간은 폐철길로 남아 있었는데요. 도심의 미관을 해치고 우범지대로 바뀌고 있었던 곳을 방치할 수 없었지요. 수명을 다한 철길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한 것인데요. 바로 서울시 도시재생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경의선 숲길입니다.

 

 

경의선 철길

 

 

탐방기

 

용산구문화체육센터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니 경의선 숲길이 시작됩니다. 그야말로 철길공원이군요. 2011년부터 단계적으로 공원화 작업을 시작했다고 해요. 시간은 제법 걸렸지만 깔끔하게 단장되어 걷기에 아주 좋은 길입니다. 중간중간에 지하철역을 만나는 것도 특징이고요. 도중에 걷기 싫으면 지하철 타고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네요.

 

 

용산구 문화체육센터를 찾아간다

 

새창고개를 넘어갑니다. 새창고개는 조선시대 선혜청의 만리창이 있었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전국에서 올라오는 공물인 쌀, 베, 돈의 출납을 맡아보는 곳이 선혜청인데요. 그 물품들을 보관하는 창고가 이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조선 선조 때 설립되었는 것이 갑오개혁 때 폐지될 때까지 정부의 중요한 창고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인근 마을은 새창 마을이었고 이곳의 고개는 새창고개가 된 겁니다.

 

새창고개를 넘고 공덕역을 지나자 컨테이너 천막이 늘어선 마당이 나옵니다. 폐철길 공유지의 막개발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난장이 열렸던 곳입니다. 마포구는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 폭발적으로 인구가 늘어난 곳이라 하죠. 교통이 편리하고 집값이 싸다는 특징이 있어서 사람들은 자리를 잡았는데요. 판잣집이 많았던 이유입니다. 그런 곳을 개발하는 것은 당연해 보이는데 주민들은 반발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개발된 도심지역을 통과한다

 

서강대역 앞을 지나갑니다. 길을 걷는 중간중간에 전철역이 가로막습니다. 지하철은 지하로 지나고 있지만 역은 지상에 올라와 있기 때문인데요. 지금도 열차가 달리고 있다면 '다음 정차할 역은 책거리 역입니다.'라는 소리가 울려 나올 듯한 독특한 역에 도착합니다. 경의선 책거리 간판조형물이 있는 책거리역입니다. 휴식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낭만의 거리를 상징하듯 책부 스는 열차칸만큼이나 줄지어 있네요. 일명 땡땡거리라 부르는 곳입니다.

 

 

추억이 서린 철길

 

옛 철길 따라 기차가 지나갈 때면 건널목에 차단기가 내려지고 '땡땡' 소리가 울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네요. 땡땡거리는 국내 인디밴드 1세대들이 연습하던 허름한 창고와 배고픈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해요. 그리고 그 옆에는 그들이 청춘을 고민하며 술잔을 기울이던 허름한 음식점들이 남아 있었고요.

 

 

철길건널목

 

홍대입구 역을 지나갑니다. 홍대입구역에서 가좌역까지는 연남동 구간입니다. 정감 있는 주택가와 공원이 단장되어 있고 경의선 숲길을 따라 카페들이 어우러진 곳. 연남동의 핫플레이스입니다. 빨간색의 느린 우체통도 보이고 은행나무 가로수는 가을이면 운치를 더합니다. 졸졸졸 흐르는 물줄기 따라 연인들은 손에 손을 잡고 데이트를 즐기는 곳이네요. 이곳은 경의선 숲길의 마지막 구간입니다.

 

 

느린우체통도 보인다

 

 

걷기를 마무리하며

 

가좌역에서 경의선 숲길 걷기는 끝납니다. 전체 거리는 6.3km이고 2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냥 길을 걷는 것만으로는 만족을 얻을 수 없는 곳인데요.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산책이 필요한 곳입니다. 산책을 하다가 카페에 들러 커피도 한 잔 마시고요. 책거리에서는 책 구경도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문화를 즐기면서 산책을 해야 재미있는 걷기가 가능할 것 같은 장소입니다. 

 

 

땡땡거리에서 만난 조형물

 

우리나라에 철도가 처음 들어온 것은 1899년 9월 18일이라 합니다. 바로 서울 노량진과 인천 제물포를 잇는 경인선 철도인데요. 기차의 첫 기적소리는 사람들에게 어떤 마음을 안겨 주었을까요. 그 후로 100년 넘게 이 땅에서는 서민들의 애환을 싣고 전국 방방곡곡을 달려왔다고 하겠습니다. 열차는 비둘기호에서 통일호, 새마을호로 바뀌고 이제는 KTX가 달리고 있지요. 기찻길의 추억은 그렇게 기차의 발전과 함께 이어져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즐거운 서울 철길공원 경의선 숲길 걷기였습니다.